사랑도 때론 길을 잃는다

 

가을에게 물려버린 마음이
많이 부었습니다.

녹차를 마시고
이따금씩 술로도 소독하는데

부은 마음이 가라앉을 생각을
아예 잊은 모양입니다.

사랑도 때론
길을 잃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때 바람이 일면 길을 잃는 것은
사랑뿐이 아니란 것도…

길 위를 걷는 시간이
더 많은 사람인데

매일 밤 낮을
길을 잃고 지냅니다.

당신에게
가고 싶단 생각을 했습니다.

당신의 열 손가락 마디마디
사랑이 너무 필요한 날이라고

사랑마저 길을 잃어버리고
살아도 산 것을 모르게

들숨 날숨조차 힘이든 가을에게
너무 많이 물려버렸습니다.

이쯤에서
한 번쯤 돌아봐 줬으면 싶은데

그래서 부은 마음 위로
열 손가락 얹어줬으면 싶은데

당신은 여전히
아직은 오라고 하겠지요.

그래요.
그리하세요.
사랑도 때론 길을 잃는데

당신이 들 내게 오는 길을 마냥
기억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배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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